[이데일리 최정희 기자] 신동아건설이 연초부터 법정관리(기업회생절차)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. 100위권 건설사 중 3분의 1가량이 부채비율 200%를 넘어 재무건전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.
| 일러스트=챗GPT 4.o, 달리3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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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일 이데일리가 작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권 건설사 재무상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32곳(상장사 16곳, 비상장사 16곳)에서 부채비율이 200%를 초과했다.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(009410)도 포함한 것이다. 상장사 또는 분기보고서를 공개하는 건설사는 2024년 3분기(9월말) 보고서를 기준으로, 비상장사는 2023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분석했다. 통상 부채비율은 100~200%가 안정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. 200%를 초과하는 경우엔 부채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본다. 부채비율이 300%를 초과하는 건설사도 13곳(상장사 7곳)에 달했다.
부채비율이 200%를 초과하면서 유동비율이 100% 미만으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청약 경쟁률이 저조하거나 미수금 등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건설사도 8곳에 달했다.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 등으로 유동화가 가능한 ‘유동자산’을 1년 내 갚아야 하는 ‘유동부채’로 나눈 것으로 100~150% 이상은 돼야 양호한 것으로 본다.
| (그래픽=김일환 기자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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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들 중 상장회사는 6곳으로 조사됐다. 금호건설(002990), 삼부토건(001470)은 작년 9월말 부채비율이 각각 640.5%, 838.5%로 전년말(260.2%, 403.0%)보다 두 배 이상 급등했다. 코오롱글로벌(003070)은 부채비율이 560.0%로 195.8%포인트 올랐다. 금호건설과 삼부토건은 유동비율 또한 100%를 하회했다.
100위권 건설사의 재무상태가 탄탄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보다 규모가 더 작은 건설사의 경우 크게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.
정부가 예측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1.8%로 잠재성장률(2.0%)을 하회하는데 건설투자는 2년 연속 감소해 성장을 갉아먹고 있다.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작년 건설투자는 1.5% 감소했고 올해도 1.3%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. 한국은행 전망 역시 작년과 올해 건설투자가 각각 1.3%씩 감소한다. 주택 인허가, 착공 실적이 감소하고 악성(준공 후) 미분양은 늘어나고 있다. 국내 건설산업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간공사 수주는 작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난 3년(2021~2023년) 평균보다 18% 가량 감소한 가운데 수주를 떠받쳐주던 공공수주 또한 정부의 사회간접자본(SOC) 예산이 1조원 감소, 위축될 위기다.
김창수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“건축허가면적, 착공면적 등 주요 선행지표들의 부진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의 매출 기반 축소로 업황 저하세가 지속될 것”이라며 “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저하된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향후 유동성 대응 능력에 따라 신용도가 차별화될 전망”이라고 밝혔다.